고금리와 이커머스 시장의 확장 속에서 공급과잉이 맞물리면서 아파트 단지 내 상가 분양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최근 2∼3년 전부터 여타 지식산업센터, 주상복합건물의 상가 등은 물론 아파트 단지 내 상가까지 찬바람이 불고 있다.
민간 시행사는 물론 LH나 SH공사 등 공공사업자가 보유한 단지 내 상가 역시 미분양이 적지 않다.
건설사나 시행사가 호황기에 상가를 분양할 때 예정가격의 200% 이상까지 치솟던 상가 분양가와 비교하면 정반대 현상이다. 상가분양이 골칫덩이로 전락한 셈이다.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던 시기에는 시행사들이 단지 내 상가분양 비율을 높여 수익을 크게 확대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수익성을 갈아먹는 계륵”이라며 “고금리와 수익성 악화로 수익형 부동산이 찬밥신세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입주를 마친 단지에서도 상가분양이 안 된 곳도 많으며, 임차인 구하기도 쉽지 않다”라며 “시행사 입장에서는 단순히 상가 미분양 문제만이 아니라, 비어 있는 상가에 수반되는 관리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시행사 관계자는 “통상 아파트 분양이 호조를 보이면 곧바로 단지 내 상가 분양에 나서지만, 최근에는 상가 분양시기를 크게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사업지가 많다”라며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상가를 아예 짓지 않는 사례도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일부 사업장에서는 수익형 부동산 수분양자들이 계약 취소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별 상업시설 등의 수급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아파트 단지내 상가를 짓고, 필요에 따라서는 상가비율을 줄이는 만큼 주택공급을 늘려주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시행사들도 상가분양을 통해 수익을 크게 늘렸던 과거의 패턴에서 벗어나, 해당 사업지의 조속한 분양 마무리와 수분양자의 편의를 고려해 상가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