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6-17(화)
 

부산 부동산 시장의 하락세가 심상찮다. 지난 몇 년간 아파트 물량이 쏟아졌고 앞으로도 몇 년 동안 공급이 계속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 이어지면서 가격이 급락하는 분위기다. 비교적 입지가 탄탄하다고 평가받는 해운대구 등도 속수무책으로 하락 중이라는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을 대표하던 부산 해운대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지방 고급 아파트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해운대 초고층 단지들의 가격이 1~2년 사이 수억 원에서 최대 10억원 이상 하락하면서, 투자자와 실수요자들 모두 충격에 빠졌다.


지방의 대표 프리미엄 지역에서 발생한 이 같은 가격 급락은 부산뿐 아니라 전국 지방 부동산 시장 전반에 경고등을 켜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해운대구 우동의 '해운대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118㎡는 2024년 6월 24억5000만원에 거래되었으나, 올해 2월에는 14억원에 거래되어 약 10억원이 하락했다. 또한, 중동의 '엘시티더샵' 전용 144㎡는 2022년 5월 38억원에서 올해 2월 26억9500만원으로 11억원 이상 하락했다.

 

해운대 동부올림픽타운의 경우도 전용 114㎡가 9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시장이 한창 열기를 띠던 2021년 5월, 같은 면적 매물은 14억3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4년이 지난 지금, 무려 5억원 가까이 가격이 하락했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 거래 가격(10억9000만원)과 비교해도 1억5000만원 떨어졌다. 다른 면적 매물도 마찬가지다. 전용 59㎡는 올해 2월 18층 매물이 5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약 3년 전인 2021년 12월 8억45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30% 이상 가격이 빠졌다.


구축뿐 아니다. 동부올림픽타운에서 지하철 2개 정거장 떨어진 위치에 있는 해운대역 인근 해운대센트럴푸르지오도 분위기가 심각하다. 해운대센트럴푸르지오는 2023년 준공한 신축 아파트 단지로 단지 규모(548가구)는 작지만 해운대역 초역세권에 위치했다. 2023년 4월만 해도 전용 84㎡가 12억6000만원에 거래됐던 물건이지만, 올해 2월 전용 84㎡는 8억7000만원에 거래됐으며 현재 나온 매물도 9억원 전후로 호가가 형성돼 있다.


입지가 좋고 준주거 지역이란 차별화된 호재가 있는 동부올림픽타운이나 신축 아파트인 해운대센트럴푸르지오 가격 하락은 해운대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잘 보여주는 단편적인 사례다.

 

해운대구는 부산에서 가장 비싼 집값을 자랑하던 지역으로, 특히 마린시티와 센텀파크 일대는 서울 강남구에 이은 '제2의 부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부산 주택시장의 침체로 인해 이들 초고층 고급 아파트들에서도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해운대구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3년 10월부터 2025년 2월까지 17개월 연속 하락했으며, 누적 변동률은 -6.72%로 같은 시기 6대 광역시 평균인 -2.17%보다 훨씬 큰 하락률을 보였다. 또한, 아파트 매물도 증가하여 3월 말 기준으로 2달 전과 비교해 해운대구는 6.0% 증가했다.


해운대 집값 하락의 원인으로 경기 침체로 인한 지방 주택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 감소, 서울과의 양극화 심화로 인한 수요 유출, 그리고 지방 인구 감소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부산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3.9%로 전국 8개 특별·광역시 중 1위를 차지하며, 인구도 1995년 388만명에서 2024년 말 기준으로 326만명까지 감소했다.

 

공급 과잉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부산광역시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부산 내 준공 후 미분양 가구(올 1월 기준)가 1174가구에서 2268가구로 늘었다. 인기 주거 지역인 해운대구(77가구)나 수영구(270가구), 동래구(106가구)에서도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현재 부산 부동산 시장 현주소를 말해준다.

 

향후 부산 부동산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일단 인구의 구조적인 문제나 젊은 층 유입 감소, 공급 물량 증가 등 영향으로 침체가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향후 1~2년 내 부산에 대규모 단지 입주가 예정됐다. 양정자이더샵SK뷰(2276가구, 입주 진행 중), 두산위브더제니스오션시티(3049가구, 2026년 1월), 해링턴마레(2205가구, 2026년 12월), 대연디아이엘(4488가구, 2027년 4월) 등이 대표적이다.


반론도 만만찮다. 2027년까지 부산 입주 물량이 이어지긴 하지만 앞으로 입주 물량은 지난 5년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다. 2027년 하반기 이후에는 공급 물량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실제로 2025년 부산의 입주량은 8837가구로 적정 수요(1만6311가구)의 절반 수준이며, 2028년에는 998가구로 최저 수준이다. 게다가 해운대구 등은 지난 3년 동안 워낙 집값이 많이 떨어져 이미 바닥을 쳤다는 인식과 함께,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 공급 물량 감소 등을 이유로 향후 시세에 대해 긍정적인 분석이다. 정부가 지방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세제 개편에 나선다는 소식 역시 부산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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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촌 해운대구 집값 속수무책으로 하락...위브더제니스·엘시티더샵 10억씩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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