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사업에 금융투자협회가 제시한 ’책임준공 관련 업무처리 모범규준‘ 제정안이 본격 적용에 들어갔다.
책임준공 연장의 사유를 다각화하고, 일정 자기자본비율을 충족한 사업장은 책임준공 의무를 면제하는 게 골자다.
제정안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자기자본비율이 40% 이상인 사업장은 책임준공 의무를 면제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천재지변·내란·전쟁 때만 가능했던 책임준공 연장은 원자재 수급 불균형, 법령 제·개정, 전염병, 기상이변 등 다양한 상황에서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책임준공은 PF 사업에서 정해진 기간 내 공사를 끝내지 못하면 시공사가 채무 전부를 인수하겠다는 내용의 계약이다. 신용보강 수단으로 활용됐지만, 건설 경기가 침체하면서 책임준공이 시공사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따라 부동산 PF 비중이 큰 증권사와 신탁사, 자산운용사 등 금투협 회원사들은 이 규준에 따라 책임준공 관련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모범규준은 시행일 이후 체결되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계약부터 적용한다.
이에 앞서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는 ‘책임준공확약 PF대출 관련 업무처리 모범규준’을 제정해 지난달 30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은행연합회도 지난달 30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한편, 풍산건설(189위)부터 대흥건설(96위), 안강건설(138위)에 이르기까지 건설산업 허리를 지탱하는 시공능력평가 90~100위권의 건설사들이 줄줄이 올해 법인회생을 신청했다. 이 건설사들이 법인회생을 신청한 공통 키워드는 ‘책임준공’이다.
풍산건설은 동탄신도시 개발사업장에서 미분양이 발생하자, 시행사의 채무 1700억원을 떠안게 되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충북 1위 대흥건설은 평창과 안산 등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으로 진행한 전국 각지 6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에서 채무를 떠안게 되자 역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안강건설도 마찬가지다. 830억원 규모의 물류센터 건설 채무상환 부담을 떠안으면서 법정관리로 직행했다.
미래 현금 흐름을 분석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융기법이, 사실상 건설사 연대보증 상품으로 운영된 결과다. 건설사만 일방적으로 리스크를 부담해 도산 위기로 몰렸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 16일 금융투자협회가 ‘책임준공 업무처리 모범규준’을 제정해 시행에 들어갔다.
건설업계는 이 같은 모범 규준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일부 세부 규정에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책임준공 연장사유의 범위를 넓히는 것보다는 시공사의 면책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건설사 입장에서는 바람직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자재수급불균형 등과 관련한 책임준공연장 사유에 대해 유권해석을 둘러싼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유권해석에서 별도로 정하지 않을 경우 기준기간(30일)을 명시한 것 역시 책임준공기간을 30일 연장한 것에 그치는 효과에 머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모범 규준 도입으로 건설사 부담이 줄어들 길이 열렸지만, 문제는 현존하는 PF 사업장들이다. 건설업계 전반에 100조가 넘는 책임준공 리스크가 잠재하고 있는데, 모범규준안의 소급적용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모범규준이 시행된들,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될 경우 100조원 규모의 책임준공 사업장에서 건설사 연쇄도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